중국 오토바이 브랜드들이 국제 레이싱 무대의 성과를 발판으로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며 프리미엄 모터사이클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산 오토바이의 유럽 시장 공습이 매섭다. 단순한 저가 공세를 넘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브랜드 입지를 다진 뒤, 본고장인 유럽 현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최근 이탈리아 아페닌 반도에서 열린 '2026 슈퍼바이크 세계선수권대회(WSBK)'에서 중국 오토바이 제조사 ‘ZXMOTO(張雪機車, 장쉐지처)’ 소속의 프랑스인 라이더 발랑탱 드비스 선수가 시즌 6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처럼 모터스포츠 서킷에서 승전보가 잇따르는 가운데, 중국 브랜드의 유럽 시장 수출 전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중국 오토바이 상회(CCM)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중국산 오토바이(완성차 기준)의 대유럽 수출액은 전년 대비 무려 38.72% 급증한 약 16억 7,600만 달러(약 2조 3,000억 원)를 기록했다.
장홍보 중국 오토바이 상회 사무국장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유럽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숙하고 진입 장벽이 높은 최고급 오토바이 시장 중 하나"라며, "현재 중국 브랜드들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핵심 시장에서 '비주류에서 주류'로 진입하는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대배기량 및 고부가가치 모델의 수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수출의 질적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시장에서의 지표도 이를 증명한다.
이탈리아 이륜차 공업협회(ANCMA)가 발표한 2026년 1~5월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보그(Voge)'와 '존테스(Zontes)'의 주력 모델들이 현지 50cc 초과 오토바이 판매 순위 상위 10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는 보수적인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 브랜드를 실질적인 대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WSBK 에밀리아-로마냐 라운드 현장에서 만난 장쉐기차의 협력 팀 총괄 파비오 에반젤리스타는 "중국 오토바이 산업의 고속 성장 메커니즘은 매우 인상적"이라며, "글로벌 이륜차 패러다임이 변하는 가운데, 이제 '품질', '속도', '승리'가 중국산 오토바이를 정의하는 새로운 키워드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이륜차 업체들이 가성비 중심의 소형 스쿠터 시장에서 벗어나, 대배기량 프리미엄 시장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유럽 현지 메이저 브랜드들과의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고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