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브레인-머신 인터페이스(BMI) 기업 BrainCo, 중국명 강뇌과기(强脑科技)가 고성능 다지 로봇핸드 ‘Revo 3’를 공개하며 로봇 산업의 새로운 영역에 진입했다.
이번 제품은 단순한 로봇 부품이 아니다.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의수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휴머노이드 로봇의 손으로 확장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BrainCo는 “장애인이 다시 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에서 출발해, 이제 로봇이 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로 나아간 것”이라며 이번 제품이 전혀 다른 분야로의 확장이 아니라 기존 기술 노선의 자연스러운 연장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설립된 BrainCo는 비침습형 BMI 분야를 대표하는 중국 유니콘 기업이다. 본사는 저장성 항저우에 있으며, DeepSeek,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 등과 함께 ‘항저우 육소룡’으로 불리는 신흥 테크 기업군에 포함된다.
올해 1월에는 IDG캐피털과 월든인터내셔널이 주도한 20억 위안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글로벌 BMI 분야에서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대형 투자로 평가된다.
BrainCo가 이번에 선보인 Revo 3는 한 손에 21개의 자유도를 갖춘 다지 로봇핸드다. 손바닥 촉각 센서와 손끝 시촉각 센서를 탑재했으며, 최대 악력은 70N에 달한다. 회사는 이를 20개 이상의 자유도, 손바닥 촉각, 시촉각 융합 기술을 갖춘 세계 최초의 오픈 생태계형 다지 로봇핸드로 소개하고 있다.

핵심은 ‘사람 손에 가까운 조작성’이다.
BrainCo는 자유도를 무작정 높이는 대신 성능과 내구성, 제어 난이도, 가격 사이의 균형을 추구했다. 내부 테스트 결과 자유도가 20에서 21로 올라가는 지점에서 조작 성능이 뚜렷하게 향상됐으며, 그 이상에서는 추가 효과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1 자유도는 현재 기술 조건에서 사람 손의 27 자유도에 가까워지면서도 과도한 복잡성으로 인한 제어 문제와 내구성 저하를 피할 수 있는 ‘스위트 스폿’이라는 설명이다.
Revo 3는 염주를 굴리거나, 실뜨기를 하거나, 큐브를 조작하고, 핸드스피너를 돌리는 등 기존 로봇핸드가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웠던 섬세한 동작도 구현할 수 있다.
구동 방식도 주목된다. Revo 3는 완전 직접구동 방식의 일체형 마이크로 관절을 채택했으며, 자체 개발한 고밀도 모터와 감속기를 결합해 초당 3회의 빠른 개폐 속도를 구현했다.
또한 역구동 가능한 구조를 적용해 외부 저항을 받았을 때 딱딱하게 버티는 대신 사람 손처럼 힘을 조절하며 반응할 수 있다. 이는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학습한 제어 방식이 실제 로봇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 중요한 요소다.

촉각 인식 능력도 Revo 3의 핵심 경쟁력이다.
손바닥 촉각 센서는 0.01N, 약 1g 수준의 미세한 힘을 감지할 수 있으며, 손끝 시촉각 센서는 약 0.13mm 수준의 변형을 감지한다. 덕분에 로봇 손은 외부 카메라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물체를 제대로 잡았는지, 미끄러지고 있는지, 위치가 어긋났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BrainCo가 이 수준의 로봇핸드를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7년 이상 축적한 스마트 의수 기술이 있다.
의수는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신체의 일부와 같은 존재다. 고장이 나면 작업을 멈추고 수리를 기다릴 수 있는 산업용 부품과는 다르다. 일상생활을 지탱해야 하므로 높은 신뢰성, 섬세한 제어, 긴 수명, 안정적인 착용 경험이 필수다.
이처럼 극한에 가까운 요구 조건이 BrainCo의 기술 기준을 끌어올렸고, 그 경험이 Revo 3 개발로 이어졌다.
현재 Revo 시리즈는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공개 데이터세트에도 등장하고 있으며, 러쥐(LEJU), AGILEX, 베이징 인간형 로봇 혁신센터, LimX Dynamics 등 중국 주요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과 연구 기관들이 협력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
도입 기업들 사이에서는 “시중의 다양한 로봇핸드를 테스트한 뒤 최종적으로 BrainCo 제품을 선택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BrainCo의 기술 흐름은 BMI에서 시작해 스마트 의수, 그리고 로봇핸드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품 확장이 아니라 ‘BMI + 다지 로봇핸드 + 체화형 AI(Embodied AI)’를 연결하는 성장 스토리로 해석된다.
다만 앞으로의 과제도 분명하다. Revo 3가 실제 산업 현장과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그리고 대량 공급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지가 향후 BrainCo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