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AI·로봇

중국에서 확산되는 ‘1인 회사(OPC)’ 열풍… 직원은 모두 AI

스콜레 2026. 6. 16. 20:40


중국에서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1인 회사(OPC·One Person Company)’가 새로운 창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여러 명의 직원이 필요했던 업무를 이제는 한 명의 창업자가 여러 AI를 활용해 수행하면서 사실상 기업과 같은 운영이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최근 ‘1인 회사’를 단순한 개인 사업자가 아닌 ‘1인+AI 클러스터(Cluster)’ 모델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사업 전략과 의사결정, 고객 관계 구축을 담당하고, AI가 기획, 문서 작성, 마케팅, 고객 응대, 콘텐츠 제작 등 실무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다.

“AI를 직원처럼 활용한다”

기존 기업에서는 기획, 개발, 영업, 마케팅, 회계, 고객 서비스 등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명의 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는 대형언어모델(LLM), AI 에이전트, 노코드 개발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결합되면서 개인이 AI를 활용해 기업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 업계에서는 이를 "AI를 부하 직원처럼 활용하는 회사 운영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창업자는 업무 목표를 설정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담당하며, AI는 자료 조사, 콘텐츠 생성, 프로토타입 제작, 고객 응대 등 반복 업무를 처리한다.

전문가들이 AI 컨설턴트가 되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AI 기반 컨설팅 서비스다. 중국의 대표 AI 플랫폼인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豆包)’, 바이두의 ‘원신(文心)’, 텐센트의 ‘위안바오(元宝)’ 등이 AI 에이전트 기능을 제공하면서 개인도 손쉽게 전문 상담 AI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안후이성의 한 연애 상담사는 바이두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만의 ‘연애 상담 AI’를 구축했다. 과거에는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질문에 직접 답변해야 했지만, 현재는 AI가 24시간 상담을 제공한다. 

이용자가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원할 경우 유료 상담으로 연결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월 3,000위안 이상의 추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들의 활용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한 중국 변호사는 온라인 법률 상담 AI를 구축해 기본적인 법률 질문은 AI가 응답하도록 하고, 복잡한 사안은 유료 상담으로 연결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운영 한 달 만에 수만 위안의 추가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만든 ‘부업 경제’

콘텐츠 산업에서도 1인 회사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항저우의 창업가 펑칭윈은 AI 숏드라마 제작과 AI 활용 교육 콘텐츠를 사업 모델로 구축했다. 영상 기획부터 대본 작성, 영상 제작까지 전 과정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면서 최소 인력으로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가 업종 전환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 개인이 여러 분야의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부업 경제’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AI 콘텐츠 제작자들은 기존 직장 생활에서 축적한 전문성과 AI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텐센트와 지방정부도 지원 나서

1인 회사가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중국 IT 기업과 지방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텐센트는 AI 기반 1인 창업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정량의 AI 토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우수한 창업자를 자사 플랫폼 생태계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지방정부 역시 창업 지원금과 AI 토큰 보조금, 전용 사무공간, 창업 커뮤니티 등을 제공하며 AI 기반 1인 창업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35세의 벽’과 AI 창업 붐

중국에서 1인 회사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노동시장 변화도 있다. 최근 중국 사회에서는 이른바 ‘35세의 벽’이 주요 사회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IT 업계를 중심으로 35세 이후 취업이 어려워지는 현상과 청년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생계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I 기반 1인 창업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소개되고 있다. 과거에는 창업을 위해 자본과 인력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AI를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구축하고 시장 반응을 시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형 AI 생태계의 강점

전문가들은 중국의 독특한 디지털 생태계도 1인 회사 확산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다. 중국에서는 숏폼 영상, 라이브커머스, 미니프로그램, 결제 시스템, AI 에이전트 등이 하나의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그 결과 개인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판매까지 연결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반면 한국이나 일본, 서구권은 판매, 결제, 고객관리, 마케팅 서비스가 여러 플랫폼으로 분산돼 있어 동일한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더 많은 관리 역량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1인 회사 모델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AI 기술 발전과 플랫폼 생태계 확장에 힘입어 향후 새로운 창업 형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니라 ‘가상 직원’으로 활용하는 개념은 향후 글로벌 노동시장과 창업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