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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인구 블랙홀’ 광둥성, 실질 인구 1억 6,500만 명 돌파

스콜레 2026. 6. 11. 18:22


중국 광둥성이 최근 발표한 ‘실질 인구 1억 6,500만 명’이라는 수치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통계를 넘어 중국 경제의 중심축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로 평가된다.

1억 6,500만 명은 국가 단위로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다. 현재 러시아 인구를 웃도는 수준이며, 세계 각국과 비교하면 인구 순위 9위권에 해당한다. 광둥성의 상주인구만 약 1억 2,900만 명으로 한 성(省)의 인구가 주요 국가와 맞먹는 셈이다.

광둥성의 인구 흡인력은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마지막 날 광저우 지하철의 하루 이용객 수는 1,409만 3,000명을 기록하며 전국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26년 1분기에는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의 여객 처리량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춘제(설) 연휴 동안 광둥성을 찾은 관광객은 연인원 8,658만 9,000명, 관광 수입은 848억 9,000만 위안에 달해 모두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구 구조다. 광둥성은 단순히 사람이 많은 지역이 아니라 젊은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2025년 말 기준 16~59세 노동연령 인구 비중은 66.31%로 전국 평균보다 약 6%포인트 높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0.3%에 불과해 전국 평균인 15.9%를 크게 밑돈다. 풍부한 노동력과 젊은 인구층이 광둥성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광둥성이 지속적으로 인구를 끌어들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첫째는 상대적으로 높은 출생률이다. 다자녀를 선호하는 지역 문화와 대규모 출산 가능 인구를 바탕으로 광둥성은 중국 내 대표적인 ‘출산 강세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출생아 수는 100만 3,000명으로 집계됐으며, 6년 연속 중국에서 유일하게 연간 출생아 100만 명을 넘긴 성이 됐다.

둘째는 적극적인 인재 유치 정책이다. 광둥성은 2025년 ‘백만 영재 광둥 집결’ 프로젝트를 추진해 110만 명이 넘는 대학 졸업생을 취업과 창업 목적으로 유치했다. 올해 역시 100만 명 규모의 청년 인재 유입을 목표로 관련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젊은 세대의 선택도 광둥성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의 ‘95허우(1995년 이후 출생자) 인재 흡인력 도시 순위’에서 선전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광저우 역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산업 환경이 청년층의 선호를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광둥성의 경제성장률이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 국면은 아니지만 인구 유입세는 오히려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광둥성의 매력이 단순히 ‘돈을 벌 수 있는 곳’에서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때 중국에서는 “돈을 벌려면 광둥으로 가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러나 오늘날 광둥성이 제공하는 가치는 높은 소득만이 아니다. 폭넓은 성장 기회, 상대적으로 공정한 경쟁 환경, 체계적인 생활 인프라, 그리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제 규모 역시 광둥성의 강점을 뒷받침한다. 광둥성의 지역내총생산(GDP)은 14조 위안을 넘어 37년 연속 전국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전체 경제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대외무역 규모도 전국의 약 20%를 담당한다. 광둥성은 2035년까지 GDP를 25조 위안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 또한 압도적이다. 차세대 전자정보, 첨단소재 등 1조 위안 규모 산업군만 10개에 달한다. 2025년 도시 신규 취업자는 149만 4,000명을 기록해 국가 목표치를 웃돌았다.

최근에는 ‘세계의 공장’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첨단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변신하고 있다. 광둥성의 지역 혁신 역량은 9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으며, 선전-홍콩-광저우 혁신 클러스터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 거점으로 성장했다. 중국 드론 생산량의 90%, 산업용 로봇의 40%, 서비스 로봇의 80% 이상이 광둥성에서 생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가 경제 중심지로 집중되는 현상을 자연스러운 발전 단계로 해석한다. 여기에 토지 공급, 호적 제도, 사회보장 정책 등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광둥성은 중국 최대 규모의 인재와 산업 집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사람의 이동은 미래에 대한 선택을 반영한다. 광둥성의 사례는 인구가 곧 성장의 원동력이자 지역 경쟁력의 핵심 자산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경제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면, 현재 가장 많은 사람이 향하고 있는 광둥성이 그 답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