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학자들이 최근 포유류 배아의 초기 발달 단계에서 기관원기 결정 영역(PDZ)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선천성 심장병 등 선천성 이상 질환의 예방 및 치료, 그리고 재생의학 연구에 중요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천성 심장병은 신생아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선천성 이상 중 하나다. 해당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Cell(셀)』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포유류의 초기 배아 내 세포군은 심장, 폐, 간 등 주요 기관의 형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들의 발달 메커니즘은 생명과학 분야의 핵심 연구 방향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기관 발달 이상 현상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장쑤성 난징시의 동남대학교 생명과학 기술학원 린청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마우스 배아를 단일세포 공간 오믹스(spatial omics) 방식으로 분석해 기관 형성의 역동적인 과정을 포착했다.
린 교수는 이 분석 기술에 대해 “마치 각 세포에 GPS 측위 시스템을 탑재하여, 공간상의 위치 정보와 유전자 발현 특성을 동시에 기록하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총 6년의 기간에 걸쳐, 마우스의 후기 원장기부터 심장 등 기관원기가 형성되는 시점까지를 포괄하는 단일세포 수준의 3차원 디지털 배아를 다수 구축했고, 누적 10만 개 이상의 세포 유전자 발현 정보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우스 배아 발달 7.75 일차 시점에 배아 내외 경계 부위에 독특한 신호 형태의 ‘함몰 구조’, 즉 기관원기 결정 영역(PDZ)이 출현하며, 이 구조 인근의 배아 내 부위에서는 신호 억제 분자가, 배아 외 부위에서는 신호 활성화 리간드가 높은 농도로 나타나는 반면, PDZ 내부에서는 낮은 신호 활성 상태의 함몰 구조가 나타나고, 다양한 수용체 신호 관련 유전자들이 발현됨이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해당 PDZ가 다중 배엽 신호 조절 입력을 수용하기 쉬운 미세 환경을 형성함으로써, 심장 및 전장(前腸) 등 기관원기의 동시적이고 협조적인 발달을 촉진하며, 이 미세 환경의 신호가 유전자 선택적 발현의 지시로 전환된 후 기관 형성을 유도함을 밝혀냈다.
이번 성과는 선천성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치료 전략, 그리고 인공 장기 배양 등 재생의학 분야의 응용 가능성 측면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