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은 전쟁의 미래에 대한 인류의 인식을 계속해서 바꿔나갈 수 있다”고 보도하며, 지능화 전쟁 시대에서의 전술적 유연성과 전략적 억제력을 겸비한 존재로서의 로봇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논평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투적 이점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지난 목요일 게재되었으며, 중국 민간 분야에서의 로봇 기술 성과를 언급하며 로봇의 생체모방적 구조가 복잡한 전장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고는 ‘리치(李奇)’라는 이름으로 게재되었으며, 소속이나 직함은 명시되지 않았다. 해당 논평은 특히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톈궁 울트라(天工 Ultra)’를 사례로 들었다.
이 로봇은 국영 기관인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X-Humanoid)에서 개발한 것으로, 2족 보행 설계가 잔해, 계단 등 복잡한 전장 환경에서의 기동성에 효과적임을 입증했다고 평가되었다.
또한 논평은 러시아산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이름 미상의 로봇도 언급했다. 작성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갖춘 AI 알고리즘 기반의 지능적 의사결정 능력과 자율 전투 역량을 강조하며, 전장 환경을 스스로 판단하고 전투 임무를 자율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전투부대의 편성과 운용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예컨대 인간 병사,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장비로 구성된 ‘지능형 편제’를 구성하거나, 병사의 이동 및 사격을 보조하거나, 심지어 적의 공격을 유도하는 ‘미끼’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로봇의 인간에 가까운 외형, 자율적 움직임, 인간의 신체 능력을 뛰어넘는 전투 성능은 적에게 심리적 위압감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 효과(Uncanny Valley Effect)’를 유발해 강력한 심리적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방군보》는 최근 2년간 휴머노이드 로봇의 군사적 응용 가능성에 대해 다수의 기고를 싣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논평에서는, 보급품 운반, 부상병 치료, 장비 수리 등 전장에서의 후방지원 임무에 로봇을 투입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AI, 첨단 제조 기술, 구현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이 교차하는 기술 집약 분야로, 중국이 미국과의 첨단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핵심 영역 중 하나로 간주한다.
최근 몇몇 중국 기업들이 높은 유연성을 지닌 휴머노이드 로봇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해당 기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자국의 선도적 기술력을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지난 주말 항저우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복싱 대회가 열렸으며, 이전에는 킥복싱 대회도 개최된 바 있다. 향후 유사한 이벤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현실 환경에 실제 배치된 휴머노이드 로봇 대부분은 물류·제조와 같은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그 외에는 주로 연구 기관, 교육 분야, 서비스 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다.
각국은 군사적 활용을 위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으나, 실전 배치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로봇 기술 외에도, 중국군은 AI를 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 전반을 탐색 중이다.
《해방군보》는 군사 AI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그 응용 분야로는 군사적 의사결정, 항공기 설계, 상황 인식, 정밀 전투 지휘 체계 구축 등이 포함된다. 중국의 군사 장비업체들도 최근 AI 대형 언어모델을 접목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