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면서도 투명한 울림으로 관객의 가슴을 관통하던 트럼펫 소리. 자오레이(赵雷) 밴드의 ‘따라라라라’로 기억되는 트럼펫 연주자 가오이페이(郜一霏)가 무대와의 작별을 알렸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가오이페이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자오레이 밴드의 무대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편곡 스타일과 밴드 편성의 변화 때문”이라는 이유와 함께, 그녀는 “작별이 아니라,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2023년 중앙음악학원을 졸업한 후 밴드에 합류한 가오이페이는, 자오레이 무대의 중요한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그녀의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마다 관객은 일제히 반응했고, 그녀의 존재는 단순한 세션 멤버를 넘어 무대의 감정을 이끄는 중심으로 기능했다.
이제 그녀는 무대를 떠나기로 했다. “매일이 배움이었고, 기쁨이었다”는 고백과 함께, 그녀는 짧지만 뜨거웠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팬들도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음에 보면 눈물부터 날 것 같아”, “따라라라라, 그 음색을 잊지 못할 거예요”, “우리는 각자의 무대에서 또 만날 거예요” 등 댓글에는 안타까움과 응원이 뒤섞였다.
사실 그녀의 합류 자체가 자오레이 측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였다. 금속성의 강렬한 음색을 보완하고자 선택된 트럼펫은, 가오이페이라는 재능 있는 연주자를 통해 생명력을 얻었다. 하지만 음악적 방향이 바뀌며, 그녀의 하차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공식 프로필에 따르면, 가오이페이는 중앙음악학원 출신의 2000년대생 트럼펫 연주자이며, 영화 교룡행동(蛟龙行动)의 엔딩곡에도 세션으로 참여한 바 있다. 현재는 틱톡(抖音)에서 1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크리에이터이자, 친구들과 함께한 합주 영상으로 꾸준히 팬들과 소통 중이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 ‘시원하고 멋지다’라는 ‘차오싸’로 불릴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트럼펫과의 인연은 뜻밖에도 강요에 가까웠다. “집에 트럼펫이 있었고, 다른 악기는 비쌌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시작한 연주는, 어느새 그녀의 진로가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여정은 중앙음악학원 합격으로 이어졌고, 자오레이 무대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또 다른 선택을 준비 중이다. 과거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가오이페이는 장차 ‘교사’ 혹은 ‘자유 음악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사는 남을 평가하고, 평가는 받지 않는다. 자유 음악인은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말에서 그녀가 바라는 삶의 방식이 엿보인다.
잠시 멈춘 연주가 다시 울려 퍼질 날이 올까. 팬들은 지금도 그녀의 다음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가 어떤 길을 걷든, 트럼펫 소리처럼 또렷하고 자유롭게 빛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