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은 허상?”… 러시아 내부 문서, 중국에 대해 경계심 드러내

스콜레 2025. 6. 18. 22:38

붉은색은 1858년 아이훈 조약으로 양도된 영토, 노란색은 1860년 베이징 조약으로 양도된 영토

“블라디보스토크는 중국의 땅이다.” 영토에 대한 집착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 러시아와 중국. 긴 국경선을 맞댄 두 나라는 표면적으로는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깊은 불신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내부 문서가 공개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8페이지 분량의 내부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이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극동 일부 지역을 병합하려 할 가능성을 심각하게 경계하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겉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우호 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중국이 자국 영토를 부당하게 차지하려 한다”라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의 류펑위(劉鵬宇) 대변인은 뉴욕타임스 측에 “중러 관계는 양국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높은 수준의 발전을 이어오고 있다”라고 밝히며, “장기적인 선린우호, 상호 신뢰, 협력과 상생의 성과가 양국 관계의 뚜렷한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몇 주 전 ‘무제한 파트너십’을 선언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표방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유출된 FSB 문건은, 양국 간의 정보전이 수면 아래서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러시아 방첩 기관이 중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상세한 사례”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작성 일자가 명기되어 있지 않은 이 문건은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FSB 산하 특정 부서가 중국을 “적(敵)”으로 명시하고, 국가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FSB 내부 문서는 러시아가 약 4,200km에 달하는 중국과의 국경을 마주한 상황에서 오랜 불신을 지니고 있으며, 중국 내 민족주의 세력이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지역을 러시아가 19세기 조약을 통해 획득한 데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품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극동 전략 요충지로 꼽히는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토크는 1860년 청나라와 러시아 제국이 체결한 베이징조약을 통해 러시아에 할양되었으며, 당시 두 나라는 아무르강과 우수리강을 따라 국경을 확정 지은 바 있다.

FSB는 중국이 이 지역에 대한 역사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동아시아 지역에 남아 있는 고대 중국 민족의 흔적을 조사해 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3년, 중국 자연자원부는 블라디보스토크를 포함한 8개 도시에 대해 지도상의 지명을 중국식으로 표기하도록 변경을 지시한 바 있다.

문건은 또한, 중국이 자국의 영토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러시아 동아시아 지역에서 여론전을 시도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보 요원이 북극 및 러시아 북부 연안의 북극해 항로에 관심을 보이는 정황도 포함돼 있다. 북극해 항로는 아시아와 유럽 간 운송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어 중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통로로 여겨진다.

문건은 이 외에도 중국 정보기관이 러시아인을 스파이로 포섭하려 하거나, 기밀 군사 기술을 입수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작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서방의 기술과 전쟁 양상을 분석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문서는 러시아와 중국이 서로에 대한 불신과 의심을 품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라고 전하며, 러시아 당국은 자국 정보 요원이 귀국하는 즉시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중국 내 러시아인 유학생 약 2만 명에 대한 감시도 강화되고 있으며, 중국인과 결혼한 러시아인을 스파이 후보로 포섭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