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목욕탕 문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단순한 입욕 시설을 넘어 캐비아 뷔페, 명품 화장품, 영화관과 e스포츠 라운지까지 갖춘 ‘고급형 레저 공간’으로 진화하며, 도시 젊은층 사이에서 거대한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한 온라인 매체가 최근 보도한 내용을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 블로거 Isa 씨 부부는 최근 항저우의 한 고급 목욕탕에서 1인당 999위안(약 20만 원)을 지불하고, 연어·랍스터·전복·캐비아 등이 포함된 뷔페를 즐긴 뒤, 샤넬 향수와 발몽 스킨케어 제품이 비치된 스파에서 실크 파자마를 입고 휴식을 취했다. 이어 두리안과 마카롱을 곁들인 애프터눈 티를 즐긴 후 영화실과 게임 라운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호화로운 경험을 했다.
이 같은 사례는 중국 전역에서 확산하는 더 큰 트렌드를 보여준다. 목욕탕은 이제 단순히 몸을 씻고 떠나는 장소가 아니라, 건강·사교·사치를 아우르는 도시형 리조트로 변모했다. 소비자들은 입욕 경험을 넘어, 브랜드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접점’을 찾고 있다.
하얼빈에서 상하이에 이르기까지 주요 도시의 현대식 목욕탕들은 규모와 서비스에서 과거와 차원을 달리한다. 어떤 시설은 축구장 14개 크기를 자랑하며, 내부는 일본 온천, 북유럽 스파, 태국 리조트를 모방해 꾸며졌다. 대형 욕탕 옆에는 보드게임존, e스포츠 라운지, 영화관, 노래방, 아동 구역까지 마련돼 가족·연인·친구 단위 방문객 모두를 끌어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의 소비 문화가 있다고 지적한다. 고급 목욕탕은 과로에 시달리는 도시 청년들에게 스트레스 해소와 사교의 장으로 떠올랐으며, 이들 세대가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하면서 전국적인 열풍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이번 현상은 중국 내 ‘웰니스 경제’의 확산과도 맞물려 있다. 심신의 건강을 중시하는 풍조가 퍼지면서, 고급 목욕탕은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궁극의 마이크로 바캉스’로 인식된다. 운영자들은 도심을 벗어나지 않고도 소음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은둔형 공간’을 설계해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전망 역시 밝다. 업계는 고급 목욕탕 시장이 Z세대의 열렬한 지지, 디지털 혁신, 지방 도시로의 확장세에 힘입어 지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중국 레저 문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