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두는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 DF-5C를 비롯해 DF-61, DF-26D 등 신형 전략무기를 대거 공개하며 군사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이는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제 안보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전략 보복력의 중추를 이루는 핵심 전력으로, 대형 미사일 운반차 12대에 탑재되어 위용을 드러낸 액체연료 대륙간탄도 핵미사일 ‘둥펑-5C’에 주목했다.
다탄두 핵미사일 둥펑-5의 계보
중국이 독자 개발한 1세대 대륙간 지대지 전략미사일 ‘둥펑-5’는 1980년 5월 18일 전 구간 비행시험에 성공하며 중국 전략 핵전력 발전사의 이정표로 기록되었다.
전장 32.6미터, 직경 3.35미터, 발사 중량 183톤에 달하는 이 미사일은 2단 액체연료 로켓 엔진을 채택했으며, 사일로 발사 방식으로 최대 1만 2천~1만 5천 킬로미터(둥펑-5A형)의 사거리를 확보했다. TNT 300만~400만 톤급 위력의 핵탄두 1발 또는 분리형 다탄두(MIRV) 4~5발을 장착할 수 있으며, 명중 오차는 약 500미터로 평가된다.
초기형 둥펑-5는 둥펑-4와 유사하게 산악지대 터널에 수평으로 보관되다가 발사 시 밖으로 이동해 세워 쏘는 방식이었다. 연료 주입에만 약 2시간이 소요되는 등 실전 운용상의 제약이 컸다.
그러나 양산형 둥펑-5와 개량형 둥펑-5A는 사일로 배치와 상시 발사 대기 체제를 도입해 작전 효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어 둥펑-5갑, 둥펑-5을 등 파생형은 시대적 작전 요구에 부응해 성능을 한층 개선했다.
2015년 9월 3일 열린 중국인민항일전쟁 승리 기념 열병식에서는 개량형 둥펑-5B가 처음으로 공개되어 기술적 진보를 과시했다. 그 뒤를 이은 둥펑-5C는 고정 사일로 발사 방식을 채택한 최신형으로, 보수적 추정에 따르면 사거리가 1만 킬로미터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둥펑-5C의 위상과 전략적 함의
중국 군사전문가 왕윈페이는 “둥펑-5C는 최대 10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수백 킬로미터 범위의 여러 목표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으며, 공격 시기와 순서를 조정함으로써 돌파 능력과 타격 효과를 대폭 향상시킨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써 중국 전략 핵전력의 억지 효과가 한층 더 유연하고 실효적으로 강화되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