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이슈·화제

싱크홀 옆에서 책을 읽는 경험은? 절벽 위 ‘싱크홀 서점’ 탄생

스콜레 2025. 7. 10. 12:00

수백 미터 깊이의 신비로운 싱크홀과 맞닿은 공간에서 책을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최근 중국 광시 좡족 자치구 허츠시에 있는 면화천갱(棉花天坑) 관광지에 ‘현애서점(懸崖書店)’이 문을 열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쪽은 수직으로 깎아지른 싱크홀의 심연, 다른 한쪽은 책으로 가득 찬 벽면으로, 자연과 인문이 공존하는 이 서점은 새로운 문화 관광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애서점’은 싱크홀 경관 속에 인문 정신을 녹여내고자 한 ‘면화천문 관광지’의 기획 의도를 고스란히 반영한 공간이다. 수억 년의 세월이 빚어낸 천문 지형과 ‘전 국민 독서’라는 문화적 가치를 결합해, 방문객에게 독특한 공공문화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애서점은 싱크홀의 공허한 골짜기에 자리 잡은 비밀스러운 절벽 공간에 세워졌다. 책을 읽는 공간이 거대한 카르스트 지형과 어우러지며, 발 아래는 땅속으로 이어진 미지의 세계, 마음속에는 시와 먼 곳을 향한 상상이 동시에 펼쳐진다.

싱크홀의 지형적 특성을 활용해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고요함 속에서 독서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수억 년 전 지질 형성의 흔적 사이에서 문명의 깊이를 느끼며 책장을 넘기는 경험은 특별한 문화적 감흥을 선사한다.

이 서점은 밤이 되면 황금빛 조명이 은은히 비추는 환상적인 모습으로 변모한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싱크홀과 별이 수 놓인 밤하늘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일명 ‘무협 소설 속 ’장경각‘이 현실화됐다’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지질 과학, 무라오족 문화, 독서 체험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문화와 관광의 융합을 시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책 향기 속 별과 대화하다’는 설계 콘셉트는 지역 고유의 문맥과 현대적 감각이 결합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